우리 서로 아는 척하고 지냅시다
읽고 마음이 움직였는데 그냥 창을 닫은 적, 있으시죠. 1968년 실험은 그게 무심해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나서지 않은 사람들은 오히려 더 떨고 있었습니다.
좋은 글을 읽었습니다. 마음이 조금 움직였습니다. 뭐라고 한마디 남길까 하다가, 그냥 창을 닫았습니다.
‘내가 뭐라고 아는 척을 하나.’ ‘이미 누가 답했겠지.’ ‘올린 지 좀 됐는데 지금 달면 이상한가.’ 그렇게 손이 멈춥니다. 이런 적, 있으실 겁니다.

여럿이 있으면 아무도 나서지 않습니다

심리학에 방관자 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많을수록 아무도 나서지 않는 현상입니다. 각자 “누군가 하겠지” 하고 기다리다 결국 아무도 하지 않습니다.
이게 밝혀진 게 1968년입니다. 스마트폰도, 인터넷도 없던 때입니다. 여럿이 모이면 원래 이렇게 됩니다.
그런데 안 나선 사람들은 떨고 있었습니다

이 실험은 보통 “사람들은 무심하다”는 이야기로 인용됩니다. 그런데 연구자들이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정반대였습니다.
나서지 않은 참가자들을 관찰해 보니 태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나서서 도운 사람들보다 더 불안해하고, 손을 떨고,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논문은 그 모습을 나설까 말까 하는 망설임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고 풀이했습니다.
마음이 없어서 가만있었던 게 아닙니다. 마음은 있는데 몸이 안 움직인 겁니다.
한 사람만 있으면 됩니다

2013년 사이언스에 실린 실험입니다. 연구팀은 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10만 건이 넘는 글에, 올라오자마자 무작위로 첫 반응을 달았습니다. 글 내용과는 아무 상관 없이 첫 반응만 조작한 것입니다.
첫 반응이 긍정이었던 글은 최종 점수가 25%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다음 사람이 같은 반응을 할 확률이 32% 올라갔습니다.
재미있는 건 반대 방향이었습니다. 첫 반응이 부정일 때는 그렇게 번지지 않았습니다. 나쁜 반응은 잘 옮지 않고, 좋은 반응만 옮았습니다.
글이 좋아서 반응이 달리는 게 아니라, 반응이 달려서 반응이 달립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딱 한 명입니다.
우리 서로 아는 척하고 지냅시다

먼저 마음 놓으셔도 되는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답글이 없다고 아무도 안 읽은 게 아닙니다. 온라인 모임은 어디나 읽기만 하는 사람이 절대다수이고, 극소수가 거의 모든 글을 씁니다. 읽은 사람 대부분은 원래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망설임은 대개 배려에서 나옵니다. 괜히 끼어드는 것 같아서, 이미 누가 했을 것 같아서 접습니다. 그런데 상대에게는 무관심으로 읽힙니다. 각자 조용히 마음을 쓰다가 서로를 무심하다고 오해하는 셈입니다.
그러니 누군가 먼저 문을 열어 두었다면, 한 번만 아는 척해 주시면 어떨까요. 어렵게 꺼낸 이야기일수록 그렇습니다. 잘 쓴 답글이 아니라 읽었다는 기척 하나면 됩니다. 마땅한 말이 안 떠오르면 좋아요만 눌러도 되고, 올린 지 한참 된 글에 달아도 됩니다. 늦게 달린 한 줄이 대체로 가장 반갑습니다.
티타에 오신 이유는 다들 비슷할 겁니다. 조금 더 나은 날을 보내고 싶어서. 그렇게 같은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끼리 서로를 스쳐 지나가는 건 아깝습니다.
다들 마음은 있었습니다. 각자 두 번째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입니다.
출처
- ·Darley & Latané, 「Bystander Intervention in Emergencies: Diffusion of Responsibility」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968) — 지켜보는 사람이 많을수록 나설 확률이 낮아졌다. 다만 나서지 않은 참가자들은 무관심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큰 정서적 동요를 보였다고 저자들은 기록했다
- ·Muchnik, Aral & Taylor, 「Social Influence Bias: A Randomized Experiment」 (Science, 2013) — 10만 건이 넘는 게시물에 무작위로 첫 반응을 조작. 첫 긍정 반응이 최종 점수를 25% 높였고 이어지는 긍정 반응 확률을 32% 높였다. 첫 부정 반응은 장기 효과가 작았다 ↗
- ·Jakob Nielsen, 「Participation Inequality: The 90-9-1 Rule for Social Features」 (Nielsen Norman Group, 2006) — 온라인 커뮤니티의 90%는 읽기만 하고 1%가 대부분의 기여를 한다 ↗
자주 묻는 질문
글에 답글이 없으면 아무도 안 읽은 건가요?
아닙니다. 온라인 모임은 대체로 읽기만 하는 사람이 절대다수이고 극소수가 대부분의 글을 씁니다. 읽은 사람 대부분은 원래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답글이 없다고 해서 읽히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나서지 않는 사람은 관심이 없는 건가요?
1968년 실험의 저자들은 정반대로 기록했습니다. 나서지 않은 참가자들은 오히려 나서서 도운 사람들보다 더 불안해하고 손을 떨었고, 그 동요는 나설까 말까 하는 망설임이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요.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첫 번째가 되기 어려워서 멈추는 쪽에 가깝습니다.
댓글 하나가 정말 차이를 만드나요?
만듭니다. 2013년 사이언스에 실린 실험에서 10만 건이 넘는 게시물에 무작위로 첫 반응을 달았더니, 첫 반응이 긍정이었던 글은 최종 점수가 25% 높아졌고 다음 사람이 같은 반응을 할 확률이 32% 올라갔습니다. 반면 첫 부정 반응은 그렇게 번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말, 차 한 잔 어때요?
결이 맞는 사람과 가까운 동네에서. 티타가 관계를 연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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